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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히 종묘를 내려다 봐?정책에세이 2025. 12. 18. 15:47
요새 종묘 앞 세운상가 재개발 문제로 정치권이 시끄럽다. 재개발에 대한 찬성과 반대 주장에는 저마다의 논거가 있을 터이다. 그런데 그것이 맞는 건지는 모르겠다. 그리고 누구를 위한 것인지 모르겠다.
소위 진보역사관을 가진 한 사람은 감히 종묘를 내려다 봐?라는 논거로 세운상가 재개발을 반대한다 했다.
또 정부 국가유산청장을 비롯 현 정부와 여당은 주위 경관이 종묘의 세계문화유산의 가치를 훼손하게 되니 반대한다면서 입법을 통해 서울시의 세운상가 재개발을 기필코 막겠다는 입장이다.
나는 개발론자는 아니지만 죽은 이보다 산 사람을 먼저 생각하는 정책이 옳은 정책이라 믿는다. 어찌됐든 살아가는 것이 중요한 일 아닌가?

출처: 경향신문(https://www.khan.co.kr/article/202511170700001) 그런데 서울시 공간들을 구석구석 돌아보면 도대체 이 나라가 조선인지 대한민국인지 분간되지 않을 때가 있다. 조선시대 관청 터나 조선시대 인물들의 생가임을 말해주는 표지석이 서울 도처에 널려있기 때문이다. 경복궁 앞 월대는 또 무슨 해괴한 짓인지? 월대의 가치가 얼마나 중요한지 모르겠으나 멀쩡한 도로를 삥 둘러가게 만들어 놓고는 이미 파묻혀 사라졌던 월대의 복원으로 서울서 살아가는 사람들이 운전에 불편을 겪게 해야 하는지 모르겠다.
무지를 드러내는 일이겠으나 나는 종묘가 세계유산인지도 몰랐다. 그런데 우리나라에 종묘와 같은 세계유산이 17개가 있다고 하니 나는 우리나라에 세계유산이 이리도 많은지 몰랐다.
그런데 생각해보면 우리가 세계유산을 보존하기 위해 살아야 하는 건지 세계유산이 인류의 번영과 행복에 도움이 되어야 하는 건지는 명약관화한 일일 터이다. 정말 인류의 생존과 번영에 불가피하다면 세계유산이든 그 무엇이든 비용과 편익측면에서 존폐를 결정해야하지 않겠는가?
그런데 지금은 감히 종묘를 내려다본다느니, 종묘 주변 경관을 해친다느니 하는 다소 모호하고도 추상적인 논거를 대면서 세운상가 재개발을 반대하고 있다. 재개발 공사로 인해 종묘의 안정성이나 구조에 위험이 따른다면 또 모를 일이다.
나도 종묘를 방문해봤지만 종묘에서 종묘 밖을 내다본 기억은 없다. 종묘 이 곳 저 곳을 둘러보기 바빴기 때문이다. 오히려 종묘에서 밖을 내다보았을 때 현대식 건물이 세련미를 뽐내며 서 있으면 더 조화롭지 않을까? 이런 생각은 비단 나뿐만 아니라 우리나라를 찾는 외국 관광객들도 갖는 생각이라고 한다. 전통미와 현대미의 조화!! 그들이 극찬하는 지점이다.
세운상가 재개발문제는 세계유산 보존이라는 허울 좋은 주장으로 내년 서울시장 선거에서 진영 간 다툼이 벌어지는 전장이 되어버렸다. 그러는 사이 도시재생이라는 미명 하에 개발에 두 손 두 발이 다 묶였던, 강북 발전을 바라는 강북주민들은 높게 솟은 빌딩이 스카이라인을 이루고 전임 시장 임기 동안 강북과는 다르게 멋진 공간으로 변모해 버린 강남을 바라보면서 또 한숨을 쉴 수밖에 없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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