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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생지원금에 대한 생각
    정책에세이 2025. 6. 23. 19:41

    코비드19가 한창일 때 문재인 정부는 전국민을 대상으로 국민재난지원금을 지급했다. 이제 이재명 정부 들어서 경제가 어려우니 내수진작을 위해 민생지원금을 지급한다고 한다. 두 정책 모두 배경이야 어떻든 국민들의 어려운 살림을 나아지게 하기 위해 정부가 전 국민에게 대대적으로 현금 또는 현금 성격의 돈을 지급하는 것은 매한가지다.

    출처: https://newneek.co/@newneek/article/33294

    이런류의 정책이 시행되려 하면 으레 갑론을박이 오가는데 그 중 흔한 비판 문구가 '포퓰리즘'이다. 

    나는 경제학자도 아니고 경제학을 깊이 있게 공부하지는 않았지만, 굳이 따지자면 비주류라 할 수 있는 오스트리아학파의 경제학 이론을 지지하는 편이다. '편이다'라고 말하는 건 이전에는 이 이론을 신봉하였지만 나이 들수록 오스트리아학파 이론이 유토피아적 세상을 구현할 수 있을지에 대해 확신이 점점 약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오스트리아학파에도 여러 갈래의 주의주장이 있지만 극단적으로는 아나코 캐피탈리즘이라고 하는 정부의 무용성을 주장하는 부류가 있다. 그런데 정교한 논리로 무정부주의의 타당성을 입증하려는 시도에도 불구하고 나는 요사이 들어 기왕에 정부가 생겨난 이유가 있을터인데 무정부주의가 과연 가능할까하는 의문이 들기 시작했다. 

    이런 지적배경 탓인지 나는 재난지원금이든 민생지원금이든 그 명칭을 불문하고, 또 현금 지원이든 쿠폰형태 지원이든 지원방식에 관계없이 정부 개입이 가져올 수 있는 부정적 효과를 더 우려했었다. 맞다. 했었다고 표현하는 것이 맞을 것 같다. 지금은 부정적 효과보다 긍정적 효과에 더 관심을 두고 있기 때문이다. 

    하나의 이유는 실제 코비드19 이후 재난지원금이 빈곤 및 불평등 완화에 긍정적 효과를 가져왔다는 연구들 때문이다. "보건사회연구원이 2021년 발간한 보고서는 문재인 정부가 1차 전국민재난지원금을 지급하기 전 빈곤율은 16.4%였으나 재난지원금 지급 후 6%로 10.4%포인트 급감했다"고 하였고 " 한국은행이 2020년 발표한 보고서는 이전지출 방식이라 할 수 있는 전국민 지원금의 재정 지출의 승수 효과는 정부 직접 소비(0.91), 정부 투자(0.86) 방식에 비해 낮았으나" 유의미한 효과를 가져왔음을 기술하고 있다.  

    또 다른 이유는 민생지원금이 사실상 국민세금을 되돌려 준다는 점에서 오히려 과세에 반대하는 오스티라아학파의 주장에 부응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되어서다. 즉, 민생지원금을 정부의 인위적 개입이라는 측면에서 바라볼 것이 아니라 국민에게서 강제로 거둬들인 돈 즉, 세금을 전부는 아니지만 일부를 국민에게 되돌려 준다는 의미에서 보면 보수주의자들의 감세정책과 별 다를게 없다는 점에서 그렇게 비판하거나 폄훼할 일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물론 민생지원금을 쿠폰형태로 발급하게 되면 소비자 선택을 제한하여 자원의 효율적 활용을 제약하는 한편, 국채를 발행해서 민생지원금을 마련하게 되면 나라 빚이 늘고 이자비용이 발생하여 다시 국가부채의 부정적 측면을 우려할 수 있겠다. 그러나 앞서 언급한 것처럼 국가부채 문제가 아닌 감세정책의 유효성을 주장하는 보수주의자들의 관점에서 보면 실질적으로 세금을 깎아주는 민생지원금이 그리 나쁜 정책이라고 말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 그래서 조세감면의 관점에서 민생지원금의 효과를 이야기하려면 대체적으로 세금을 면제받는 저소득층만을 대상으로 하지 않고 세금을 부담하는 국민을 포함하는 전국민을 대상으로 민생지원금을 지원하는 것이 맞다고 본다. 

    단기적으로 저소득층에게 그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진만큼 민생지원금의 부정적 효과에 매달려 비판만 할 일은 아니라고 본다. 그리고 언제 경제이론이 정확히 맞았던 적이 있었던가? 나는 경제학이 다른 사회과학 분야와 비교할 때 과학화된 독자적 학문영역을 구축하였다고 평가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연과학이 아닌 사회과학 분야에서의 이론은 하나의 이념이나 주의에 다름아니라는 생각을 나이 들수록 더 하게 된다. 확실히 검증되지도 않은 이념이나  주의 때문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더 힘들어해야 할까? 

     

    <참고자료>

    김윤나영(2025.06.23). 전국민 소비쿠폰 효과 있을까...과거 살펴보니 "저소득층에겐 효과 있어". 경향신문(https://www.khan.co.kr/article/202506231616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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