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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포와 메가서울
    정책에세이 2023. 11. 9. 16:05

    지난 10월 30일 국민의 힘 김기현 대표는 경기도 김포시를 서울시로 편입할 수 있다는 구상을 내놓았다. 이후 여당과 야당의 의견대립이 표출되고 있음은 물론 여당 내에서도 다른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대표적으로 야당 인사인 경기도지사가 반대의견을 분명히 하였고, 여당 소속인 인천시장도 반대의견을 내비쳤다. 김포시의 서울시 편입을 두고 각자 복잡한 셈법이 작용한 결과일 것이다.

    출처: https://encrypted-tbn0.gstatic.com/images?q=tbn:ANd9GcTnC_LlnUMrGqSzvRIchtY37fJ-k8oEOnOjEA&usqp=CAU

     

    이를 바라보는 국민여론은 어떨까?

    김포시의 편입을 반대하는 여론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는데 특이한 점은 김포시와는 거리가 먼  대구·경북 지역에서 김포시의 편입을 찬성하는 여론이 더 높게 나타났다는 것이다. 자신의 정치이념에 따라 김포시 편입 찬반으로 나뉜 의견이 여론조사 결과에 반영된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이는 김포시의 서울 편입이 정책이 아닌 정치적 사건으로 변질되었음을 방증하는 것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의 정치적 입장을 기준으로 정책을 판단한다. 그도 그럴것이 사람들은 정책의 타당성이나 필요성을 판단하는 데 드는 시간과 노력 비용을 기꺼이 감당하기를 꺼려하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자신이 지지하는 정치세력의 주장을 받아들이는 나름 합리적인 선택을 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번 김포시 편입문제는 어떻게 바라봐야 할까?

     

    반대하는 측에서는 김포시의 서울시 편입이 총선용이며 포퓰리즘적 정책이라고 비판한다. 

    그런데 이런 비판이 옳은걸까? 당치 않다. 정치집단이 선거를 의식하면서 포퓰리즘적 정책을 내놓는 건 이상하지 않다. 왜 그러한 정책을 추진하면 안되는지 아무런 근거도 제시하지 않으면서 단순히 선거용이며 포퓰리즘이라고 밀어붙이는 것이 더 이상한 일이다.

    이를 정책적으로 논의하려면 왜 김포시를 서울시에 편입하면 안되는 지 충분한 논거로 반박해야 한다. 또 김포시 편입을 주장하는 측도 왜 김포시의 편입이 필요하고 타당한지에 대해 정책적으로 국민을 설득시켜야 한다. 단순히 이념의 정치지형으로 양분된 국민을 자기진영으로 결집시키면서 서울시 편입을 희망하는 서울 주변도시 주민들의 표를 얻으려는 정치공학적 셈법으로는 무엇이 진정 국가의 발전을 도모하는 백년지계인지에 대한 아무런 정보도 제공하지 않은면서 그저 국민분열을 가속화할 뿐이기 때문이다. 

     

    김포시의 서울시 편입문제는 시장논리와 경제적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 

    수요와 공급, 비용과 편익의 관점에서 미시적으로는 김포시의 서울 편입 문제, 그리고 거시적으로는 메가시티 발전전략이라는 국가발전의 해법을 모색해야 한다. 

     

    수요와 공급

    서울 주변 지역이나 도시의 서울편입을 하나의 상품이라고 간주해 보자. 상품의 수요자는 서울시, 그리고 주변 지역이나 지역민이 될 것이고 상품을 개발하여 공급하는 자는 중앙정부가 될 것이다. 그렇다면 이러한 상품이 수요와 공급의 원리에 따라 결정되면 될 일이다. 김포시의 편입문제도 마찬가지다. 

    지금의 서울이 해방 이후 서울의 모습인가? 아니다. 우리나라의 발전에 따라 정확하게는 수도 서울의 발전에 따라 주변지역을 개발하여 공급하려는 중앙정부와 이를 필요로 한 서울시와 주변지역의 수요가 맞아 떨어진 결과일 것이다. 

    지금의 상황도 이러한 관점에서 바라봐야 한다. 공급자인 중앙정부(정확히는 여당)가 이러한 상품을 공급하겠다고 천명한 가운데 수요자인 서울시와 서울시민 그리고 김포시와 김포주민의 의견을 수렴하면 될 일이다. 시장의 논리로 보자면 당사자가 아닌 타지역과 국민의 여론은 중요하지 않다. 

     

    비용과 편익

    그런데 또 시장의 수요공급의 원리만으로 김포시의 서울시 편입을 결정해서는 곤란하다. 수요와 공급에 따라 상품이 공급되더라도 그러한 거래가 시장전체에 미칠 비용과 편익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극단적인 예이기는 하나 '마약'도 시장의 수요공급의 원리에 따라 거래되는 상품이지만 이의 거래를 법으로 금지하는 데는 이유가 있다. 마약거래의 비용과 편익을 고려할 때 이러한 거래가 시장전체의 총후생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것이라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김포시 편입문제도 그렇다. 당사자들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의 타 지역과 지역민에게 미치는 비용과 편익을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다. 여기서 한가지, 서울시와 김포시에 미칠 비용과 편익은 크게 고려대상이 되지 않을 수 있다. 수요와 공급 원리로 상품이 거래된다는 것은 대부분의 경우, 양 당사자에게 득이 되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 김포시의 편입은 그리 반대할 일이 아니라고 본다.

    수요와 공급의 원리에 따라 결정하고 비용과 편익의 문제는 현명하게 조정하면 될 일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수요 당사자인 서울시와 김포시민이 아닌 타 지역의 국민들이 김포시 편입을 반대하는 것은 정치이념 지향의 결과일 수도 있겠으나 그보다는 서울의 거대화에 따른 지역발전 저해, 지역의 상실감, 지역 소멸로 이어지는 디스토피아적 미래에 대한 국민들의 우려가 반영된 결과일 수도 있다. 

    그렇기에 이 참에 '메가서울'뿐만이 아니라 '메가대전', '메가광주', '메가대구', '메가부울'에 대한 진지한 논의가 진행되어야 한다. 김포시 편입문제가 우리나라의 지역발전 방향을 논의하는 시발점이 되어야 할 것이다.

    국가의 흥망성쇠를 좌우할지도 모를 중요한 국가적 아젠다를 총선용으로 내놓고 또 이를 정책이 아닌 정치사건으로 변질시키려는 시도와 노력으로 국민을 편가르기 하는 것은 어느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김포시 편입문제가 내년 총선에서 국회의석 몇 개를 더 챙겨가기 위한 찌질한 수단이 아니라 우리나라의 백년대계를 결정할 촉발적 사건으로 전환되어 진지하고 세밀한 정책논의로 확장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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